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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KIE CR4-X, 소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feat. CR3와의 비교, 그리고 약간의 아쉬움)

행복한 Panda 2025. 6. 2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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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KIE CR4-X를 구매한지도 벌써 1년 3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느낀 점을 블로그에 남겨봅니다.


[스피커 리뷰] MACKIE CR4-X, 소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feat. CR3와의 비교, 그리고 약간의 아쉬움)

음악은 단지 듣는 것이 아니라,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다. - (작자 미상)

우리의 공간을 소리로 채우는 스피커는 때론 가장 친한 친구가 되고, 때론 최고의 영화관이 되며, 때론 가장 완벽한 콘서트홀이 됩니다. 저는 오랜 시간 MACKIE CR3라는 훌륭한 동반자와 함께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며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선명한 해상력과 단단한 저음은 제 책상 위를 언제나 풍성한 사운드로 가득 채워주었죠.

그런데 어느 날, 운명처럼 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바로 CR3의 뒤를 잇는 MACKIE CR4-X의 등장을 말이죠. 심지어 달콤한 할인 소식까지 함께 말입니다. '이미 CR3에 만족하고 있는데...'라는 이성적인 목소리와 '더 큰 트위터가 주는 사운드는 어떨까?'라는 호기심 가득한 속삭임이 머릿속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새로운 경험에 대한 열망이 승리했고, 블루투스 기능까지 탑재된 CR4-X를 망설임 없이 품에 안았습니다.

첫 만남,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

드디어 제 책상 위에 자리 잡은 CR4-X의 모습입니다. 매트한 블랙 마감에 맥키의 시그니처 컬러인 초록색 라인이 포인트를 주어 세련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전면의 브러시드 메탈 패널과 볼륨 노브 주변을 감싸는 은은한 흰색 LED 링은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죠.

물론 디자인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영역입니다. 저 역시 구형 CR3가 가진 클래식하고 투박한 멋을 여전히 사랑합니다. CR3가 마치 오랜 친구 같은 편안함을 준다면, CR4-X는 잘 차려입은 도시적인 전문가의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이 새로운 디자인이 제 공간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청음, CR4-X가 들려주는 소리의 세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소리겠죠. CR4-X는 4인치 우퍼0.75인치 실크 돔 트위터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CR3의 3인치 우퍼보다 커진 만큼, 더욱 풍성하고 깊이 있는 저음을 기대하게 만들죠.

1. 음악 감상: 귀가 즐거워지는 시간

결론부터 말하자면, 음악 감상에 있어서 CR4-X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다양한 악기가 사용된 곡이나 보컬의 섬세한 표현이 중요한 음악에서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저음은 과하지 않게 공간을 감싸주고, 고음은 맑고 명료하게 뻗어 나갑니다. 기존 CR3도 훌륭했지만, CR4-X는 한층 더 넓어진 사운드 스테이지(Sound Stage), 즉 소리가 형성하는 공간감을 선사합니다. 마치 작은 콘서트홀을 내 방으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죠.

2. 영상 콘텐츠 감상: 대사가 귀에 쏙쏙 박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우리는 종종 웅장한 배경음악이나 효과음에 묻혀 배우들의 대사를 놓치곤 합니다. 하지만 CR4-X와 함께라면 그런 걱정은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보이스(Voice)' 대역이 놀랍도록 선명하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히 소리를 크게 키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입니다. 배우의 작은 숨소리, 미세한 감정의 떨림까지 고스란히 전달되어 콘텐츠의 몰입감을 극대화합니다.

3. 무선의 자유, 블루투스 연결

CR4-X 모델 중에서도 제가 'BT' 모델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 블루투스 기능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태블릿은 물론이고 닌텐도 스위치 같은 게임기와도 손쉽게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죠. 복잡한 선 없이 깔끔한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고품질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장점입니다.

블루투스 페어링이 완료되면, 전면 볼륨 노브의 LED 링이 하얀색에서 두둠칫 춤추는 사람 모양의 아이콘과 함께 초록색으로 변하며 시각적으로 연결 상태를 알려줍니다. 이 작은 디테일 하나가 사용하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아쉬운 점, 완벽함 속의 작은 흠집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듯이, CR4-X에게도 아쉬운 점은 존재했습니다.

1. 피할 수 없는 숙명, 히스 노이즈 (Hiss Noise)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바로 **'히스 노이즈'**입니다. 액티브 스피커(앰프가 내장된 스피커)의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CR4-X의 히스 노이즈는 조용한 환경의 가까운 거리에서는 명확하게 인지될 정도였습니다. 물론 음악을 재생하거나 영상에 집중하면 전혀 들리지 않고,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소리에 민감하신 분들에게는 분명 신경 쓰이는 부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구형인 CR3에서도 존재했지만, 귀를 스피커에 바짝 대야 들렸던 것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입니다.

💡 전문가 Tip: 히스 노이즈, 왜 생기는 걸까? 히스 노이즈는 스피커 내부의 앰프 회로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적 잡음입니다. 모든 전자 기기는 미세한 노이즈를 발생시키는데, 액티브 스피커는 이 소리를 증폭하는 앰프가 내장되어 있어 노이즈가 더 쉽게 들릴 수 있습니다. 특히 접지 환경이나 연결된 케이블의 품질, 주변 기기의 간섭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출처:

  • Sound On Sound - Q. What is Hiss?: https://www.soundonsound.com/sound-advice/q-what-hiss
  • MACKIE - CR-X Series 공식 매뉴얼: (매뉴얼에는 노이즈 관련 해결책이 명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

2. 사라진 스펀지, 그리고 진동

구형 CR3에는 스피커 하단에 받칠 수 있는 **스펀지(아이솔레이션 패드)**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패드는 스피커의 진동이 책상으로 전달되어 소리가 왜곡되거나 불필요한 공진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CR4-X에서는 이 구성품이 빠져있었습니다. 스피커를 책상에 그냥 두니, 베이스가 강한 음악을 틀었을 때 책상 전체가 울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는 원가 절감의 일환으로 추측되지만, 사운드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기에 매우 아쉬운 정책 변경입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가까운 다이소에서 방진 패드나 고무발을 구매하여 스피커 밑에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훨씬 깔끔하고 정돈된 사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총평: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선택지

MACKIE CR4-X는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동급 가격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훌륭한 사운드와 편의성을 제공하는 모니터링 스피커임이 분명합니다.

  • 음악, 영화, 게임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원하는 분
  • 복잡한 선 없이 깔끔한 데스크테리어를 추구하며 블루투스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싶은 분
  • 기존의 작은 PC 스피커에서 벗어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운드를 경험하고 싶은 분

이라면, MACKIE CR4-X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히스 노이즈라는 작은 허들이 있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풍성한 소리의 세계로 당신을 안내할 테니까요. 새로운 사운드 파트너를 찾고 계신다면, MACKIE CR4-X를 당신의 위시리스트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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