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에서 만난 추억] 대항해시대, 여전히 반가웠지만 아쉬운 그 이름
🎮 [닌텐도 스위치에서 만난 추억] 대항해시대, 여전히 반가웠지만 아쉬운 그 이름
어릴 적 내게 '로망'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려준 게임이 있었다.
바로 대항해시대.
거대한 세계 지도, 아직 미지의 공간으로 남아 있던 바다, 항해일지를 넘기며 마주치던 해적들, 수많은 도시와 문화들...
그 시절 내 작은 방은 곧 유럽의 항구였고, 모니터 속 세계는 내가 정복해야 할 미지의 땅이었다.
그 대항해시대 시리즈를 이제 닌텐도 스위치라는 작은 기기로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건,
어찌 보면 꿈만 같은 일이었다.
침대에 누워,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아무 때나 세계를 누빌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벌써 설렘이 차올랐다.
⛵ 추억은 그대로, 감동은 절반
플레이를 시작하자, 오랜만에 마주한 항해 시스템과 익숙한 도시 이름들이 반가웠다.
'아, 맞아. 리스본에서 시작했었지.'
'이 음악... 이 배경... 아 이거야 이거.'
분명히 반가웠고, 어릴 적 감성을 다시 꺼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몇 시간쯤 플레이하고 나서 문득 드는 생각.
“코에이, 아직도 이걸 그대로 내고 있다고?”
어릴 적 감성이 중요한 건 맞지만, 그 감성을 '복사 붙여넣기'로 재탕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시간은 흘렀고, 우리는 이제 더 발전된 게임 세계를 보고 살아왔잖아?
📉 코에이의 멈춘 시간
코에이는 한때 삼국지, 대항해시대, 노부나가의 야망 같은 명작들을 만든
전략 시뮬레이션의 명가였다.
하지만 요즘의 모습은 솔직히 아쉽다.
- UI나 시스템은 여전히 복잡하고 불친절하고,
- 그래픽은 발전이 느껴지지 않고,
- 게임성은 예전 그대로, 혹은 그 이하.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 요소들 —
예를 들어 캐릭터 간의 관계성, 결혼 시스템, 나이와 세대 교체,
플레이어의 선택이 스토리와 세계에 영향을 주는 구조 등은 전혀 도입되지 않았다.
다른 회사들이 만든 게임을 보면 더더욱 아쉬움이 커진다.
🏰 다른 전략게임은 진화 중
예를 들어 Paradox Interactive의 크루세이더 킹즈 (Crusader Kings) 시리즈를 보면,
그들은 단순히 땅따먹기가 아닌 '사람 중심의 이야기'를 전략에 녹여냈어.
- 왕이 늙어 죽고,
- 자식이 왕위를 계승하고,
- 결혼과 동맹을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 외교, 음모, 종교 전쟁이 얽혀 있는 복합적인 시뮬레이션…
플레이어는 ‘정복자’이기도 하지만 ‘인간 군주’로 살아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지.
이건 단순히 ‘시스템이 많다’가 아니라, 플레이에 깊이를 더하는 진화된 설계야.
🧭 그럼에도 여전히 대항해시대는 특별하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나는 여전히 대항해시대라는 이름에 마음이 간다.
그건 단지 게임의 재미 때문만이 아니라,
그 시절 바다에 대한 동경, 미지의 세계에 대한 설렘을 심어줬던 유일무이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라는 거다.
이 멋진 IP가 다시금 진화하길.
추억을 소비하는 걸 넘어서,
지금의 게이머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대항해시대'가 되기를.
아직도 저 대행해시대라는 로고가 뜰때마다 두근두근 한다...
코에이야... 좀 각성해서 대행해시대를 정말 멋지게 한번 살려봐